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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대가 아들뻘 30대를 형제라 부르며… “정죄·판단은 금물”
    교단·단체 2024. 6. 26. 18:08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노형구 기자

    폭염을 달래는 비가 내린 22일 오전, 빗속을 뚫고 남성들이 속속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소재 남서울중앙교회(담임 여찬근 목사)로 들어섰다.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이날 만큼은 남성들이 대리, 교수, 사장, 박사, 목사, 선교사 등 사회에서 얻은 다양한 직함들을 내려놓고 서로를 형제로 불렀다. ‘그리스도로 인쳐진 남성들’ 한국 지부(Marked Men For Christ, 이하 MMFC, 공동이사장 정성욱·홍순길, 상임대표 민상기)가 주최한 ‘I’M IN Faith Conference’ 행사 현장 모습이다.

     

    2001년 미국에서 설립된 MMFC는 전 세계 남성들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 받고 온전해져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으로 사명자로 살아가도록 돕는 사역 단체다. 2017년 덴버신학교 조직신학 정성욱 교수가 한국에 처음 도입했다. 오는 7월 11-13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강한 남성’을 세우고자 MMFC 537차 1단계 훈련(Phase 1, P1)이 열린다.

     

    22일 1단계 훈련의 예비 모임인 ‘I'M IN Faith Conference’ 행사에서 성정민 형제는 환영인사를 전했다. 그는 “서로를 형제로 부르며 이날만큼은 상처와 아픔을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 안전한 시공간이다. 서로의 얘기를 경청하면서 판단이나 비판은 금물”이라며 “잠언 27장 17절의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는 말씀처럼 형제들이 서로를 강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MMFC 사역은 소그룹 모임의 횟수와 친밀감의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일상에서 매주 진행되는 마지막 3단계(Phase3) 모임은 ‘하나님이 부르실 때까지 남은 삶을 통해 서로를 녹슬지 않도록 강력히 상호지원하며 헌신하는 소그룹공동체’를 추구한다. MMFC 소그룹에서 남성들은 사회와 가정에서 책임의 무게에 눌려 가면을 쓴 채 내면에 꾹꾹 눌러둔 기만, 두려움, 분노, 상실 등 여러 감정과 상처를 진솔히 털어놓는다. 발언을 마친 남성이 “I‘M IN”이라고 말하면 소그룹원 전체는 “Bless you”라며 절대 긍정한다. 이 소그룹의 특징은 비밀 유지를 전제로 판단·정죄, 조언, 설교, 일반화 등이 금지된다.

     

    이날 행사 발제에선 남성의 성(Sex)과 분노(Anger) 같은 한국교회에서 금기시되거나 논의되기가 꺼려지는 주제를 다뤘다. 정성욱 교수(덴버신학교 조직신학)는 ‘한국남성의 성(sex)’, 마상욱 목사(청소년불씨운동 대표)는 ‘한국남성의 분노’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정성욱 교수©노형구 기자

    정성욱 교수는 “한국 사회는 이성애에서의 성적인 타락이 거의 소돔과 고모라 수준까지 갔다”며 “20·30대 가운데 성 매수 경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포르노 접촉이 쉽고 그 중독이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30대 혼전 동거율도 매우 높고 문화로 치부되면서 이에 대한 죄의식도 사라지고 있다. 간통죄 폐지로 불륜도 증대되고 있다. 성추행, 성적 학대 등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40·50대 남성 집단이 경제력을 앞세워 20·30대 여성 집단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있다는 연구자료도 있다. 이로 인해 여성들 사이에선 비혼주의가 횡행하고 있다”며 “반대로 20·30대 여성의 낙태율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렇게 성적 타락이 가속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그리스도인 남성들도 예외가 아니”라며 “모든 그리스도인 남성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회개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성(Sex)은 하나님의 창조물이다. 아가서에선 성적인 비유를 통해 영적인 세계를 묘사한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성은 거룩하고 고결하며 선한 것”이라며 “성은 생물학적 번식 뿐만 아니라 결혼 부부간의 쾌락을 위한 것이다. 또 부부는 성을 통해 친밀과 연합을 누릴 수 있다. 성은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 있는 친밀한 교제의 그림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독 남성들이 거룩한 성을 추구하면서 타락한 성적 타락의 가속화를 막고 건강한 사회를 일구는 데 일조하자”고 했다.

     

    레크레이션이 진행되는 모습.©노형구 기자

    이어진 발제에서 마상욱 목사는 “아버지는 이북에서 내려온 신앙인이었다. 그러나 항상 분노에 가득 찬 상태였다. 성인이 돼서 아버지에게 당신으로부터 받은 분노보다 더 큰 분노를 배설했다. 그러면서도 죄책감을 느꼈다. 분노가 죄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MMFC 모임을 통해서 분노는 죄가 아니라 이를 디딤돌 삼아 긍정적 에너지로 표출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마 목사는 “분노를 죄로 규정하고 억눌러선 안 된다. 분노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법이 필요하다. 특히 분노는 하나님과 이웃 사랑을 제1계명으로서 강조하는 교회 공동체를 파괴할 수 있다”며 “분노는 내가 마주한 사건 때문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기억과 연관이 돼서 촉발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분노한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분노가 원인이 될 수 있다. 분노의 유형은 여럿 있다. 첫째 폭발형이다. 분노를 참다 한꺼번에 폭발시킨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상처를 준다. 둘째 수동공격형이다. 상대방이 내게 부탁하거나 원하는 것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한다”며 “분노가 사람에게 향하지 않고 내면으로 향하면 수치와 자책으로 투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노 자체는 죄가 아니다. 다만 분노가 행동으로 표출될 때 죄”라며 “우리 사회는 분노를 감추도록 독촉한다. 그러나 숨겨진 분노를 건강하게 끄집어내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MMFC는 소그룹에서 각자가 지닌 분노를 안전하게 털어놓아 건강하게 해소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이날 발제 이후 남성들은 ‘Soul Group’으로 불리는 소그룹 별로 모여 성과 분노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한 소모임에서 70대 남성은 아들 뻘인 30대 남성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경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30대 남성 A씨는 “내 이야기가 조언이나 판단 형태로 재단 되지 않고 온전히 수용받는 느낌이 들어, 내면의 응어리가 해소된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참석자들의 간증이 이어졌다.

     

    소그룹 모임.©노형구 기자

    한편, MMFC 사역은 전 세계 13개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2022년까지 14,000명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2025년까지 2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 MMFC는 “성령이 이끄시는 글로벌 사역으로서 진정한 관계를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를 위한 강한 남성들을 세우는 사명을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70대가 아들뻘 30대를 형제라 부르며… “정죄·판단은 금물”

    폭염을 달래는 비가 내린 22일 오전, 빗속을 뚫고 남성들이 속속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소재 남서울중앙교회로 들어섰다.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이날 만큼은 남성들이 대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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