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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신교회 김관성 목사, 사임하고 다시 개척한다목회·신학 2022. 1. 13. 11:57
“개척 후 충분히 성장, 머물면 안 되겠다 생각
코로나 시기 부사역자 개척은 사지로 넣는 것
욕망은 상향성·소명은 하향성 삶, 그래서 개척
젊은 목사 키워야 하고 선배는 길을 열어줘야
울산 개척지로 한 건 행신교회 안정 생각해서
솔직히 겁나…그러나 주님 함께 하실 줄 믿어”지난 2015년 경기도 고양시에 소수의 성도와 함께 행신침례교회를 개척한 김관성 목사(51)가 최근 SNS를 통해 이 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고 울산으로 개척을 떠난다고 밝혔다.
김 목사의 이런 결정은 한국교회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개척 후 불과 약 7년 밖에 되지 않았고, 교회의 성장 속에서 비교적 건강하게 목회를 해왔던 것으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 목사의 해당 SNS 글에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김 목사는 ‘행신침례교회를 사임하면서’라는 글에서 “저는 행신침례교회의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고 울산으로 개척을 떠난다”며 “그것을 결정하여 행신교회 운영위원회와 전성도들에게 오늘(9일) 발표했다. 제가 이렇게 결정을 내린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는 “행신교회는 7년 전에 개척해 충분히 성장했다. 교세를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사역자가 6명이니, 어느 정도인지 대략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다. 그래서 더욱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동시에 이런 코로나 시기에, 그렇지 않아도 교회 개척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시절에, 부사역자들을 교회 개척이라는 사지로 몰아넣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교회 개척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교회 개척의 원리는 간단하다. 그 일을 가장 잘 감당할 능력과 준비가 된 사람이 가면 된다”며 “저와 저희 가정이 개척을 가는 것은 그 이유 하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욕망은 상향성의 삶을, 소명은 하향성의 삶을 추구한다. 그래서 (개척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이어 “시절이 하도 수상하여, 이런 일을 결단하면, 꼭 뒷이야기가 나온다. ‘누가 목사님 괴롭혔냐?’ ‘대우를 시원찮게 했냐?’ ‘목회에 발목을 잡았냐?’ ‘교회에 무슨 일이 있나?’ 결코 아니”라며 “행신교회에는 저에게 그렇게 한 사람이 한 분도 없다”고도 했다.
김 목사는 “행신교회는 행복한 교회라고 자부한다. 사역자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고, 성도들 대부분이 실제로 그렇게 느끼고 신앙생활 한다. 다툼이나 갈등이 전혀 없는 교회”라며 “그리고 행신교회는 제 인생의 봄날이었고, 태어나서 무언가를 해서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본 첫 번째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는 “힘든 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날들이 기쁘고 즐거웠다”며 “많은 분들에게 저는 분에 넘치는 사랑과 존중을 받았고, 이 교회를 통해 정말 많이 성장했다. 부정적인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이 교회를 떠나 새롭게 교회 개척에 나서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이 말에 증인이시다”라고 했다.
특히 김 목사는 “우성균 목사가 충분히 훈련받았고, 이 교회를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자랐다. 그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그가 담임목회에 나설 나이와 준비가 되었다. 교회는 이런 젊은 목사를 키워야 하고 선배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우성균 목사는 행신침례교회 개척 이듬해인 2016년 이 교회에 전도사로 부임해 2019년 목사안수를 받았다. 2020년 「행신교회 이야기」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김 목사는 “어떤 의미에서 이 지점에서는 저보다 우성균 목사가 행신교회를 맡는 것이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은 일”이라며 “한국교회가 그 동안 보여준 분립개척의 모델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돈 좀 챙겨주고 몇 가정을 함께 내보내는 방식이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시기에 그렇게 하는 것은 부사역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어 그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그래서 제가 가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과 가족들에게 개척이 “대단히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단”이라는 그는 “인간적인 입장에서 보면 거의 미친 짓이나 마찬가지다. 아내와 아이들의 삶은 교회 개척이라는 명분 아래서 대단히 힘든 자리로 다시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많다. 가족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가야하고, 저희 가정은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며 “제가 울산을 개척지로 선택한 것은 행신교회의 안정을 생각해서 그렇다. 수도권에 개척하게 되면 분명히 행신교회 성도님들 중에 누군가는 따라나오게 될 거 같아서 울산으로 결정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는 “개척한 그 시점부터 저의 손을 잡고 걸어준 개척 멤버들, 이 교회에 와서 장로님이 되시고, 권사님이 되신 어르신들, 같이 울고 웃으며 함께했던 청장년부와 청년들, 언제 봐도 밝은 모습으로 ‘목사님’하고 저를 부르는 교회학교와 학생회 아이들, 제가 소개시켜 결혼하고, 사랑의 결과물로 세상에 나온 갓난 아기들, 한명 한명이 다 스쳐지나간다”며 “무엇보다 열심히 사셨는데 인생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제 맘에 가장 많이 걸린다. 이 모든 사람들과 헤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다”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고통스러운 교회 개척을 다시 시작하려니 겁도 나고, 두렵다”며 “그러나 이제까지 저를 인도하시고, 지켜주셨던 주님께서 울산에서 그 일을 다시 시작할 때도 저와 우리 가정과 함께 하실 줄 믿는다”고 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2022년 6월까지 여기서 목회하고, 7월에서 창립기념일인 11월 첫 째주까지 휴가를 받아 본격적인 준비와 개척을 시작하려고 한다”며 “창립일에 돌아와서 고별설교하고 떠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학교 동기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 가득했는데…”
김 목사는 12일 SNS에 또 한 번 관련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 글에서 “사실, 저는 신학교 동기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비교적 친구들보다 조금 더 안정된 교회에서 사역하고, 조금 더 많은 사례비를 받고, 조금 더 알려져 있고, 이런 것들이 늘 아프고, 부끄럽고, 미안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누가 엄살을 부린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거짓 없는 진심”이라며 “늘 신학교 동기들을 만나고 오면 괴롭고 죄를 짓는 심정이었다. 그래서 제 안에 항상 크게 자리 잡고 있었던 마음 중 하나가 가장 많은 친구들이 처해 있는 그 목회 상황으로 다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어쩌면 저를 울산으로 가게 만든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저는 진실로 친구들과 비슷한 삶의 조건에서 같이 살고 같이 사역하고 싶다”며 “그 자리에서 같이 울고 웃고 그렇게 남은 여정을 걷고 싶다”고 했다.
우성균 목사 “이렇게 빨리 결단하실 줄은…”
한편 김 목사에 이어 행신교회 담임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이는 우성균 목사도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를 보내며…’라는 제목의 글을 SNS에 남겼다.
우 목사는 “(김 목사를 ) 평생 곁에서 모실 줄 알았다. 그래서 야속하고 황망했다. 아니 그럼 나도 데려가야지. 한동안 화도 내고, 회유도 하고 엄살도 떨었다. (그러나) 철옹성”이라며 “설마 했지만 이렇게 빨리 결단하실 줄 몰랐다”고 했다.
그는 “7년 간, 함께 울고 웃었다. 마음을 나눴고 모든 것을 공유했다. 그래서 나의 가장 큰 걱정은 솔직히 교회도 사역도 아니다. 헤어진 시간의 황량함”이라며 “벌써부터 가슴에 구멍 난 듯 바람이 드나든다”고 했다.
우 목사는 “그가 내게 맡긴 과제는 참으로 어렵다. 한 동안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절대로 그처럼 목회할 자신이 없기에. 아니 그 없이 목회할 자신이 없기에…”라며 “무엇보다 나는 모든 면에서 함량 미달인 사람이니까. 당연히 이것은 내 결심에 달린 문제가 아니므로 교회를 떠나야할 수도 있다. 얼마든지. 허나 이 과제는 어쩌면 내게만 맡겨진 것은 아닐테다. 나는 함께 걸어가는 우리 교인들을 믿는다. 그가 걸어간 선명한 길 위에 선 사람들 말이다”라고 했다.
김관성 목사는 침례신학대학교와 영국 트윅런던칼리지를 나와 백석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석사(M.Div)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본질이 이긴다」(2013, 더드림) 「살아봐야 알게되는 것」(2014, 넥서스크로스) 「직설’(2015, 두란노, 박영선 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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