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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서 120권 분석했던 허은정 대표, 교육과정 개정안에 맞서다
    교단·단체 2022. 11. 3. 15:57
    허은정 생명인권학부모연합 대표 ©김진영 기자

    교계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이하 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남녀를 의미하는 ‘양성평등’과는 다른, 제3의 성을 포함할 수 있는 ‘성평등’이라는 용어가 들어가는 등 정치적·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지적이다. 소위 “젠더 이데올로기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

     

    그런 가운데, 주목받는 한 사람이 있다. 생명인권학부모연합 허은정 대표다. 우리나라 초·중·고 교과서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오래 전부터 주장해온 인물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핵심 이슈로 부상한 교육과정 개정안은 그녀에게 특별한 문제로 다가온다. 비로소 대중이 교과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허 대표에게 이 문제는 갑작스럽지 않다. 멀쩡하던 교과서를 느닷없이 이상한 방향으로 고치려 하니 들고 일어난 게 아니란 얘기다. 이미 수년 전부터 교과서에는 문제가 있었고, 그 심각성을 알아차린 허 대표는 온라이든 오프라인이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것을 외쳐왔던 것이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 논란은 단지 그 문제가 보다 노골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그가 교과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가 있다. 바로 학생인권조례 때문이었다. 수년 전 이 조례에 ‘임신·출산의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학생에게 임신·출산의 권리가 있다니…’ 설마했던 그녀는 교과서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만약 진짜라면 아이들에게 그것을 교육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던 까닭이다.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함께 사비를 들여 초·중·고 교과서 80권을 샀다. 이 때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한장 한장 넘겨가며 교과서의 내용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우려는 점점 현실로 확인되어 갔다. 교과서는 ‘피임법’ 등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내용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성(性)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걸 전제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있을 수 있고, 거기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한 마디로 성적 방종을 부추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소위 ‘젠더 이데올로기’라고 하는, 사회적 성 개념 역시 담겨 있었다.

     

    기독교인인 그녀는 영적으로 직감했다고 한다. ‘이대로 두면 망한다!’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깨지면 가정이 무너질 것이고, 교회도 무사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 때부터 허 대표는 외치기 시작했다. “지금 막지 않으면 한국교회가 망한다”고, “교회가 빨리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2018년의 일이다.

     

    허은정 생명인권학부모연합 대표는 서울 노원구에 있는 꽃동산교회(담임 김종준 목사)의 집사이기도 하다. ©김진영 기자

    그러나 주변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도 지쳐갔다. 기도하던 그녀에게 하나님은 사회 교과서를 보라는 생각을 주셨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80권이나 되는 교과서를 분석해 봤던 그녀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들렀던 서점에서 뽑아든 사회 교과서. 거기엔 인권 침해 유형을 나열하며 여기에 해당할 경우 자녀가 부모를 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 그 자리에서 각 출판사의 사회 교과서를 전부 구입했다. 그리고 이전에 그랬듯, 내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결론에 이르렀다. 이전의 80권, 그리고 새로 분석한 사회 교과서들까지 총 120권. 이것들은 결국 아이들에게 ‘성해방’을 가르치고, 그것을 인권으로 포장하며 심지어 부모까지도 여기에 저항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고.

     

    그녀는 이를 알리기 위해 피켓을 들고 무작정 지하철을 탔다.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는다면 혼자서 뭐라도 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따가운 눈총을 받았고, 싫은 소리도 들어야 했다. 그러는 중에도 “우리 아이 교과서를 보니 정말 그렇더라”며 그녀의 말에 공감하는 이들을 만나면 힘이 났다. 그렇게 발로 뛰고 외칠 수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목소를 높였다. 점점 그녀를 알아보고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늘어갔다.

     

    그리고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 논란에서 그녀는 중심에 서 있다. 교과서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는 우리 사회와 교회의 미래인 다음 세대를 위해 전면에서 싸우고 있다.

     

    “최근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때문에 많은 이들이 교과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사실 이 문제는 이미 이전부터 있었던 겁니다. 뜬금없이 나온 게 아니예요. 저는 오랫동안 교과서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리 알려주셨던 것 같아요. 그러나 한국교회, 학부모, 국민들은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고, 이후 5년 간 우리 아이들은 방치되고 말았어요.

     

    그런데 다시 기회가 왔습니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 논란은 어쩌면 하나님께서 마지막으로 주신 기회일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막아내고 사명감을 가지고 대처해야 합니다. 그러나…”

     

    과거 한 집회에서 발언하는 허은정 대표 ©기독일보 DB

    말을 이어가던 허 대표의 톤이 살짝 달라진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시민단체 등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됩니다. 결국 이를 통해 복음이 전해져야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회개하고 다시 전도하는 사명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우리 아이들이 복음을 깨닫고 성령에 충만하면, 세상이 잘못된 성으로 유혹해도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그것이 나쁜 것이라고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들 스스로 그것을 멀리하게 될테니까요.

     

    우리가 빨리 복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 운동을 시작할 때 하나님께서는 제게 ‘너는 말처럼 달려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에 순종해 지금까지 달려온 삶이었어요. 하나님께서는 제게 주셨던 말씀을 오늘날 한국교회에도 똑같이 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말처럼 달려 복음을 전하라’. 한국교회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빨리 달려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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