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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인근 3만 명 “교육과정 개정안 폐기” 요구교단·단체 2022. 11. 14. 17:24
교육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이하 교육과정 개정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주일인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진행됐다. 주최 측 추산 약 3만 명이 운집했다. 당초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태원 참사로 인해 이날로 연기됐다.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수기총)와 교육정상화를바라는전국네트워크(교정넷)가 주최한 이 집회는 교육과정 개정안의 내용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는 좌편향적이고, ‘성혁명’ 사상에 근거해 동성애 등을 옹호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열린 것이다.
특히 교육부가 지난 9일 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면서 당초 시안에서 논란이 됐던 ‘성평등’과 ‘성소수자’라는 용어를 빼고,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도 넣었지만, 집회 주최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 개정안에 담긴 좌편향적 역사관과 성혁명적 사상은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집회는 식전 문화행사를 시작으로 1부 연합예배 및 기도회, 2부 국민대회, 3부 퍼레이드 순서로 진행됐다. 연합예배 및 기도회에선 박한수 목사(제자광성교회)가 합심기도를 인도했고, 이후 유만석 목사(건강사회단체전국협의회 대표회장)와 강헌식 목사(기하성 광화문 총회장)가 메시지를 전했다. 특별기도 순서도 마련됐다.
◆ “아이들에게 교과서는 성경… 다음세대 위해 울어야”
박한수 목사는 “아이들에게 교과서는 성경이다. 우리에게 성경을 바꾸라면 바꿀 수있겠나. 아이들에게 교과서는 그만큼 권위가 있는 것이다. 그 교과서를 사탄의 역사를 따라 바꾸려고 하고 있다”며 “우리는 막아내야 하는데 여기에 모인 여러분도 힘이 있지만, 우리가 기도하는 그 분, 우리 하나님은 능치 못할 일이 없는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 교회에서 예배 때마다 기도했겠지만 현장에 와서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미스바 광장의 역사가 일어나게 될 줄 믿는다”고 했다.
‘우리가 흘려야 할 눈물’(누가복음 19:41~44)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한 유만석 목사는 “우리가 이곳에 모인 것은 슬픔과 탄식의 눈물을 흘리기 위함”이라며 “민족의 장래를 위해, 우리의 다음세대를 위해 울어야 한다”고 했다.
유 목사는 “교과서를 편향적으로 개정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성도들과 국민 여러분이 이곳에 모였다”며 “이는 잘못된 교고서로 교육받은 자녀들의 미래가 불행해지고 나라가 잘못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특별기도 순서에선 신상철 목사(건강한경기도만들기도민연합 상임대표)가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폐기”, 신동흥 목사(신학국수원지부 사무총장)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안 폐기”, 최광희 목사(17개광역시도악법대응본부 사무총장)가 “차별금지법(평등법) 등 악법 저지”, 한익상 목사(한국교회반동성애교단연합 대표)가 “자유민주주의, 안보, 종교자유”를 위한 기도를 각각 인도했다.
이날 두 번째 설교자로 나서 ‘교육 천하지대본’(잠언 22:6)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한 강헌식 목사는 “교육은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근본의 밑바닥이요 뿌리”라고 했다. 그런데 일부 세력들로 인해 오랜 기간 우리 사회의 교육이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며, 교회가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 폐기에 앞장서고 대한민국의 다음세대를 위해 일어나야 함을 역설했다.
1부 순서는 황규호 목사(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공동대표)의 축도로 모두 마쳤다. 이어 한효관 대표(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가 사회를 본 2부 국민대회에선 여러 단체 관계자들의 발언과 성명서 낭독이 있었다.
◆ “대한민국 근본 질서 지키기 위해 모였다”
격려사한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담임)는 “지금까지 우리는 차별금지법을 막기 위해 입법부를 향해 외쳐왔고 또 그래서 국회가 어느 정도 입법 과정을 멈추고 있는 가운데 있다”며 “그런데 더 큰 문제가 행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교육부와 법무부가 행정권을 사용해 차별금지법과 동일한 내용의 교육과정과 인권 계획을 실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이는 한국교회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은 교회나 개인의 어떤 이익을 위해 모인 게 아니다. 대한민국의 근본 질서를 지키기 위해 모였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질서다. 옳고 그름은 분명히 존재한다. 남자와 여자, 양성 체제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일 뿐만 아니라 과학적 진리요 지켜져야 하는 질서임에도 이것을 거짓된 이념과 사상으로 무너뜨리려는 모든 흐름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살길이요 우리 자녀들이 살길”이라고 했다.
◆ “좌파들 진지 구축… 우파 진지 기독교계가 행동해야”
또 윤상현 의원(국민의힘)은 “왜 이런식의 흐름이 계속되고 있나. 아직도 우리가 진정한 정권 교체를 이뤄내지 못 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가치와 근간을 무너뜨리려고 했던 숙주들이 아직도 기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1987년 6.10 항쟁 이후 좌파들은 애국적 사회 진출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이 사회를 전복시키기 위해 정계, 관계, 종교계, 법조계, 언론계 전부 침투했다. 그들의 준비가 계속되고 있고 아직도 큰 진지를 지금까지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그런데 우파들에게 진지가 있나”라며 ”남아 있는 최대 우파 진지가 기독교계다.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대 우파 진지다. 여러분들께서 행동하셔야 한다. 저도 같이 할 것”이라고 했다.
◆ “행정예고안은 꼼수… 이번에 교육 진지 되찾아야”
발언에 나선 길원평 교수(한동대 석좌)는 “이번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안은 꼼수다. 많이 바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 바꾼 것”이라며 “저는 이것이 교육부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정부가 임명한 위원회, 정책연구팀이 빼라고 하니까 슬쩍 비슷한 걸로 바꾼 것이다. 교육부는 잘 모르니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육은 정말 중요하고 다음세대에 영향을 미치며, 전국을 동시에 집단적으로, 체계적으로 바꿀 수 있다. 우리가 이번에 반드시 교육의 진지를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 “행정예고안 그대로 국가교육위로 넘겨선 안돼”
성명서 낭독은 박종호 목사(수기총 사무총장)가 했다. 집회 주최 측은 이 성명서에서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의 미래와 우리 자녀들의 올바른 교육을 망치는 국가적 재앙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지난 정부 교육부에서 구성한 집필진들이 만든 ‘2022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볼 때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최근 행정예고안이) 원안에서 대폭 수정한 내용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이 행정예고본 또한 공청회본과 동일하게 우리가 강력히 반대한 포괄적차별금지법의 내용인, 성혁명 구현내용들이 조금도 수정·삭제되지 않고 완전히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만일 많은 학부모와 국민이 반대하는 예고안을 그대로 국가교육위원회로 넘길 경우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사회 문화적 성, 총체적인 성, 성적 자기 결정권, 성인지 등의 용어는 기존 2015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그대로 유지했는데, 이 용어들이 있으면 모든 성윤리 및 생명윤리 침해적 성혁명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성평등 용어는 ‘성에 대한 편견금지’, ‘성차별 금지’ 용어로 변경했지만, 동일한 의미라 전혀 변경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성재생산 건강권’을 ‘성생식 건강권’으로 수정해도 의미는 완전히 동일하게 ‘낙태’를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성소수자’는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받는 사회구성원’이라는 용어로 변경했으나 의미는 완전히 동일하다. 동성가족을 포함하는 ‘다양한 가족에 대한 유연한 태도 요구’는 그대로 유지했고, 이 모든 것들을 반대를 금지하는 개념인 차별, 혐오, 편견 조사 및 시정해야 한다는 내용들 또한 검토 없이 그대로 유지했기에, 완전히 동일하게 유지해 놓고 대폭 삭제 수정하였다고 주장하는 건 명백한 또 하나의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크게 우려하는 또 다른 내용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과 이슬람 18쪽, 불교 6쪽, 기독교 2쪽으로 배분된 세계사 교과서의 종교 편향성”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러한 교육과정에 따라 우리의 자녀들이 교육받을 경우엔 개인, 가정, 사회, 국가적 재앙을 피할 수 없으며, 동성성행위 등 비윤리적 성행위 만연, 성전환행위 만연, 소아 및 미성년 성행위 만연, 낙태 등 만연, 역사 조작 만연, 종교 편향 만연 등으로 인하여 개인, 가정, 사회와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을 끼칠 게 자명하기에, 이를 즉각 전면 중단하고 완전 폐기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모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합헌적이고 합법적이며, 선량한 성윤리, 생명윤리 의식을 가진 집필진으로 전면 교체하여 모든 국민들이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안전한 교육과정을 다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의 마지막 순서인 3부 퍼레이드는 참석자들이 주요셉 목사(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대표)와 윤치환 목사(일사각오구국목회자연합)의 인도에 따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출발해 서울역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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