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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시민들, 지금 우리에게 강도 만난 이웃”
    교회일반 2021. 5. 14. 15:02

    제8차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가 13일 오후 서울 옥수동 미얀마 무관부 근처 상가 공터에서 진행됐다. ©전민수 기자

    제8차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가 13일 오후 서울 옥수동 미얀마 무관부 근처 상가 공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도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경동교회 화해와평화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채수일 경동교회 담임목사가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시는 하나님’(시편 9:7~20)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채수일 경동교회 담임목사가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시는 하나님’(시편 9:7~20)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전민수 기자

    채 목사는 “13일 오늘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102일 됐다. 미얀마 군경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18살 미만의 청소년과 어린이를 포함해 800명 가까이 사망했다. 미얀마 민중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군부 정권에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저항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 볼 시편 9편과 10편은 한 짝을 이루는 다윗의 시이다. 시인은 야심에 사로잡혀 탐욕을 부리는 악인의 폭력과 살인의 위협에 처해 있었다. 그들은 약한 자들을 괴롭히지만, 하는 일들은 잘 되기만 한다. 그런데 그들은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너희가 믿는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조롱하며 비아냥거린다. 정작 시인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뻔뻔한 악인들이 잘나가는 현실이 아니라 하나님의 침묵이었다. 그래서 시인은 절규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정의의 하나님의 침묵이다. 악인을 벌하시고 고난받는 사람을 잊지 않으셔야 하는 하나님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시인이 절망의 밑바닥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시인은 주님의 놀라운 행적을 보게 된다. 이 시의 배경은 블레셋의 침략과 골리앗과 관계되어 있다. 다윗은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건 주님께 달렸다고 선언하며 돌멩이 하나로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바로 이 역사적 사건으로부터 다윗은, 하나님은 이방 나라들을 문책하시고 악인들을 멸하시고 그들을 역사 속에서 영원히 지워버리시는 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주님은 억울한 자들이 피할 요새이고 고난받을 때 피신할 견고한 성읍이다. 주님은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시고 고난받는 사람의 부르짖음을 모른 채하지 않으시고 살인자에게 보복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라고 했다.

     

    채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미얀마 사태로 인해 두려움과 걱정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다. 강력한 미얀마 군부의 압도적인 힘 앞에 맨손으로 맞서는 시민들의 희생은 갈수록 커질 것이고 국제사회의 냉담한 반응은 깊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며 “무차별적인 학살과 체포, 공포정치는 희망의 불꽃을 꺼버릴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시민의 결연한 모습과 미얀마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은 총과 칼로도 막을 수 없음을 확인한다”고 했다. 

     

    아울러 “인권과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서 독재자는 잠시 막을 수 있을진 몰라도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 하나님은 학대하는 자들의 포악함과 학대 받는 자의 억울함을 살피시고 손수 갚아 주실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리 역사가 절망적일지라도 이 믿음으로 산다. 이것이 소망의 근거이다. 정의로 세계를 다스리시고 공정하게 만백성을 판결하시는 하나님은 주님을 찾는 사람을 버리지 않으신다”고 했다.

     

    이어 박민수 집사(경동교회 화해와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가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경동교회 성명서’를 낭독했다.

    박민수 집사(경동교회 화해와평화위원회 부위원장)가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경동교회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전민수 기자

    경동교회 화해와평화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경동교회는 지난 76년 동안 이 시대의 강도 만난 이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누가 그들의 이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의 답을 찾아 신앙의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강도 만난 이웃은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고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이다. 경동교회 교우들은 미얀마의 강도 만난 이들의 이웃이 되고자 한다. 미얀마의 시민들을 지지하며, 그들과 연대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미얀마 군부는 당장 무기를 내려놓고 자국민을 보호하기 바란다. 그리고 아세안 국가들과 약속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 아세안의 대화 중재, 인도적 지원, 특사와 대표단 방문 합의를 조속히 이행하길 촉구한다”며 “미얀마 시민들의 고난에 동참하고 이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고 미얀마의 민주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이를 지지하는 모든 교회와 종교 및 시민사회와 함께 힘을 모아 나갈 것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경동교회는 그 믿음을 가지고 미얀마의 봄을 간절히 기다리는 미얀마의 시민들을 지지하며 미얀마에 공의가 물처럼,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기를 기도하며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목요 기도회 참가자가 헌화하고 있다. ⓒ전민수 기자

    이후 이날 기도회 참석자들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하며 희생당한 자들을 추모하는 헌화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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