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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마다 청소년들의 ‘신앙광장’ 만들어졌으면”
    교단·단체 2023. 5. 10. 15:27

    크리스천 청소년들에 소수자라는 ‘마이너 의식’
    함께 모여 찬양·기도할 때 신앙 열정 품게 될 것
    청소년 사역, 가장 중요한 건 ‘효율’ 아닌 ‘진정성’

     

    부산에서 3월 열렸던 제14회 더웨이브 집회의 현장 모습 ©홍정수 목사 제공

    최근 100여 개의 교회에서 모인 950명의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예배와 기도를 드린 ‘제14회 더웨이브’ 집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는 단순히 한 순간의 이벤트적인 집회가 아니라 또 다른 운동의 시발점으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에서 기도모임을 개척하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신앙의 광장’이자 ‘영적인 심장’ 같은 모임이다. 그리고 이는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일환이기도 하다.

     

    부산 참사랑교회에서 청소년 사역을 맏고 있으며 ‘학교기도 불씨운동’을 섬기고 있는 홍정수 목사는 “‘학교기도 운불씨운동’은 사역자가 아닌 청소년들이 하는 사역”이라고 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학교기도 불씨운동 사역을 함께 하고 있다. 20대 초반부터 부산지역에서 ‘위기청소년사역’과 ‘연합수련회사역’으로 청소년들을 섬겼고 부산 참사랑교회에서 2008년부터 청소년부를 맡아 사역하고 있다.

     

    Q. 최근 마친 더웨이브 집회 소감이 어떤지? 끝나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

     

    A. 하나님이 다음세대에게 은혜를 부으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항상 그렇겠지만 특별히 지금의 다음 세대에게 은혜를 부으셔서 하나님 나라를 세워갈 일꾼들을 세우신다고 생각했다. 3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뜨겁게 기도하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다시 한 번 뒤가 아니라 앞을 보고 달려야겠다고 결심했다.

     

    ‘더웨이브’ 집회를 마칠 때면 사역하는 분들과 함께 항상하는 말이 “이제 시작이다”라는 말이다. 집회 때 아이들이 결단지를 낸다. 이번에도 200여 명의 친구들이 결단지를 냈다. 집회가 끝나고 나면 이 아이들에게 연락을 돌려 기존 기도모임에 가도록 독려하거나 개척을 돕는다. 더웨이브 집회는 사역의 ‘피날레’가 아니라 ‘시작’이다. 저희가 집회를 통해 원하는 게 학교에 기도모임이 세워지는 것이다. 올해도 많이 세워지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있다.

     

    Q. ‘학교기도 불씨운동’, 과연 핵심이 무엇인가?

     

    A. ‘학교기도 불씨운동’은 ‘학생자발운동’이다. 우리가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스스로 기도모임을 세워가게 하는 것이다. 저희는 학생들이 이를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실제 사역 초기 집회 때에는 사역자들이 기도인도를 했다. 그리고 학교에도 적극적으로 들어갔었다. 학교에 들어가야 학교사역을 하는 것이라 생각해서 사역자들도 어떻게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았다. 지금도 학교에 들어가는 일은 가능하고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사역자의 참여가 주가 아니다. 집회 때도 학생들이 직접 기도인도를 하고 간증을 나누면서 더 많은 교회와 단체들이 연합에 참여해 주셨다. 사역의 핵심은 학생이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기도운동이 학교기도 불씨운동이다.

     

    학생기도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이를 배우고, 함께 연합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에서 사역자들이 모이고 있다. ©홍정수 목사 제공

    Q. 청소년 사역에 위기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급격한 성장을 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우리 지역에서 학교기도 불씨운동과 더웨이브 집회가 자리잡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꼭 연합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있었는데 학교현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자기 교회가 없다. 다 같이 신앙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게다가 한 교회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 몇 명 없기도 하기에 연합이 이 사역의 전제 가치라고 모두가 동의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누구의 사역이 아니라 모두의 사역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이 지나 변함없이 집회를 열고 기도모임을 개척하는 일을 병행하다 보니 진심이 통했다고 할까? 여러 교회와 단체들이 연합의 진정성도 알아봐 주시면서 많은 분들이 모이게 되었다.

     

    Q. 한국교회 청소년 사역의 위기론, 그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나?

     

    A. 내재적인 원인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단 ‘공격적인 사역’이 없다. 모태신앙인 아이들이 교회를 다니며 어떻게 신앙생활을 잘 하는가에 대한 관심은 높은데 반해 믿지 않는 청소년들을 교회로 이끌기 위한 사역이 교회 안에 굉장히 제한적이다. 두 번째로 청소년들을 반기지 않는다. 어린이들이 교회에서 시끌벅적하게 뛰놀고 있으면 어른들은 흐뭇하게 바라본다. 반면 청소년들이 교회에 몰려있으면 염려부터 한다. 예배당이나 교회 구석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을 보면 심지어 그 아이가 교회 성도의 자녀가 아니라는 의심을 눈초리로 보게 된다. 청소년들도 아는 거다. 교회가 자신들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정말 청소년들을 반긴다면 그에 합당한 인프라와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는데 교회 안에 이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외부적인 원인도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인구감소’이다. 나는 한 교회에서 18년째 사역을 하고 있다. 지금 고등학교 1학년까지 아이들은 내가 사역을 시작할 때 태어나서 교회 영아부에 있던 친구들이다. 그래서 기수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관찰할 수 있었는데 확실히 믿는 자녀의 숫자가 줄었다. 어린이부에서 예전처럼 청소년부로 아이들이 올라오지 않는다.

     

    두 번째 원인은 ‘입시문화’에 대한 대안 제시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관심사가 입시와 성적 그리고 진로이다. 예전에는 ‘청소년 문화현상’이라는 것이 존재했는데 지금은 없다. 연예인에게 관심을 쏟는 친구들도 많이 없다. 대부분 ‘입시’를 ‘지상과제’라고 생각한다. 결국 ‘자기성공’이 ‘제1가치’가 되어 있다. 부모님들도 이에 완벽히 동의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주일성수나 교회봉사에 시간을 쓰기보다 나는 공부가 사명이니까 공부를 하겠다”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이 말은 정말 ‘독’, 그 자체이다. 공부가 사명이라고 하니까 아이들은 공부하기 위해 교회를 떠난다. 예배보다 공부에 더 열을 올린다. 주일성수 개념이나 봉사를 위해 시간을 헌신하는 걸 하지 않으려 한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신앙을 가진 부모님들도 그게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학에 가서 교회를 섬기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건 교회들마다 조사를 해보면 중·고등학생 때 교회를 섬기지 않는 아이들은 대학에 가서도 거의 교회봉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중·고등학생 때는 공부만 하라고 한다. 그 말로 인해 ‘교회사랑’과 ‘봉사정신’ 등의 기독교 가치가 청소년들의 가치관에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만 것이다. 더욱이 입시문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니 믿지 않는 친구들은 교회 올 시간에 공부하러 스터디카페로, 학원으로 간다. 주말에 여는 학원들 시간표를 보면 대부분 주일예배 시간과 겹쳐 있어서 안 믿는 친구들이 교회에 오는 것이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학교에서 기도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의 모습 ©홍정수 목사 제공

    Q. 사역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점이 있다면? 혹은 에피소드?

     

    A. 학교기도 불씨운동 남해지역을 진행하면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학생이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예수님을 모독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을 들어보라”고 했다. 그 반에 교회 다니는 친구들이 7명이 있었는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고 한다.

     

    수업시간이 끝나고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은 수치심과 죄책감, 그리고 억울함 때문에 많이 울었다고 한다. 부모님께 말씀을 드려서 학교를 찾아갔는데 알고 보니 교장 선생님이 크리스천이었다. 그 후 그 선생님이 공개적인 사과를 했지만, 그날 손을 들지 못했던 친구들 안에 ‘이대로 있을 수 없다, 우리가 학교에서 당당하게 신앙임을 드러내자’고 결심하며 기도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이후 남해지역에 1년 만에 11개 학교에 기도모임이 생겨났고 연합집회도 이루어졌다.

     

    이런 학생들의 이야기가 정말 차고 넘친다. 우리 사역 자체가 사역자들이 무엇을 했다는 건 거의 없다. 다 학생들의 이야기다. 아이들이 다 한 것이다.

     

    Q. 학교기도모임 세우기 운동, 아직 조금 생소할 수 있다. 목회자가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A. 학교기도모임을 세우는 일은 새로운 사역이 아니다. 오래된 사역이다. 이미 많은 노하우가 쌓여있는 사역이기도 한다. 그래서 새롭게 학교기도모임 세우는 사역을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함께 연대를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지역에서 마음을 가진 사역자와 연결되면 같이 할 사역자분 한 두 분만이라도 모이셔서 연락주시면 언제든 달려가겠다고 말씀드린다. 함께 힘을 합쳐서 마음을 나누고 기도하고 시작하면 사역이 잘 진행되어 가는 것을 여러차례 경험했다.

     

    Q. 앞으로의 계획, 혹은 청소년 사역에 대한 조망이 있다면?

     

    A. 부산뿐 아니라 전국에 청소년 교회학교가 학교에 가서 기도모임에 참여하거나 개척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아이들도 기도모임에 가는 것이 당연해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함께 소망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마다 청소년들의 신앙광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크리스천 청소년들은 지금 자신들이 소수자라고 생각하는 ‘마이너 의식’을 갖고 있다. 실제로 교회를 다니는 친구가 학교에는 얼마 없다. 그런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같이 찬양하고 기도할 때 신앙의 확신과 열정을 품게 될 것이다. 그런 청소년들의 신앙광장이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청소년 사역은 공격성을 회복해야 한다. 안 믿는 청소년들을 교회로 이끌 수많은 접촉점을 교회와 사역자들이 지역 특성과 상황을 고려해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자가 아니라 낭비가 필요하다. ‘효율’을 생각할 게 아니라 ‘진정성’이 전해질만큼 쏟아부어야 할 시기이다.

     

    그리고 하나 더, 청소년 사역에 있어 입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교회가 할 일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이미 입시가 청소년들 삶의 한 부분,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입시에 대해 교회가 어떤 가르침을 주고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방치해 두면 안 된다. 성경적인 답을 주어야 하며, 나아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홍정수 목사가 사역자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홍정수 목사 제공

    홍정수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참사랑교회 청소년부 양육디렉터, 학교기도 불씨운동 사역, 청설모(청소년사역) 대표, 기독교진로교육 강사 및 입시 컨설턴트, 세움학교 진로지도이사, 나무와숲학교 진로입시지도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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