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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 입학생 감소… ‘목회자 정년’ 어떻게 봐야 하나?교단·단체 2024. 3. 22. 17:21
제6회 고신포럼(대표회장 김현규 목사)이 ‘고신포럼 목회자, 목회 그 이후?’라는 주제로 18일 롯데부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서창원 교수(총신대신대원 역사신학)가 ‘신학대학원 입학생 급감시대, 목회자 정년연장’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서 교수는 “‘정년제’라는 용어가 도입된 것은 산업현장에서 먼저 일어났다. 기업에 강제 정년제도가 도입된 이유를 설명하는 Lazear의 강제정년 이론(1979)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생산성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낮아진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사용주의 노동비용을 높이고 기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정적 결과를 낳게 되고 이로 인해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낮추는 잠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 때문에 강제 정년제를 적극 찬성한 것”이라며 “그러나 연령과 생산성과의 부정적 관계를 보여주는 연구 논문은 그리 많지 않고 오히려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결과물이 더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요즘 학계의 정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제 정년제가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주 입장에서 노동비용의 최소화, 상품 생산과 판매의 효율성 내지 극대화를 놓고 고민한 결과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 정년제를 논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은 교회는 기업과는 판이하다는 것이다. 사업주의 업무 수행에 있어서 정년제 도입이 필연적이었다고 한다면 교회 사역자의 정년 혹은 직분자의 정년은 꼭 필요한 것인가? 교회는 사업주와 노동자로 구성된 기업이 아니다. 더욱이 교회는 분명 이익창출을 위한 기관이 아니다. 매주 모이는 성도들이 하나님과 그의 말씀을 향한 참된 신뢰 안에서 만유의 주재자이시며 구세주이신 삼위 하나님을 경배하는 신앙공동체가 교회”라며 “입사 시험을 통해 회사의 이익 창출에 기여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직장인들과 달리 목사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통해서 신학 훈련을 받고 총회가 주관하는 강도사 고시와 노회의 목사고시를 통과하여 목사라는 직임을 받는다. 그리고 개교회 청빙이 이루어지면 담임목사로서 사역하게 되고 만 70세가 끝나기 직전에 퇴임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라고 했다.
서 교수는 “정년제 연장에 대한 헌의안이 올라올 때마다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정년제 논란이 교단 내의 화합을 깨는 요소가 되기까지 한다. 우리 교단(예장 합동) 문제만이 아니라 타 교단들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미 폐지한 교단들도 있다. 논의 사항 대부분은 다 정년을 두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가장 많이 앞세우고 있다. 폐지한 침례교 교단의 주장을 보면 ‘성경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사회적 정서상 70세 이후 목회자가 원하면 자유롭게 은퇴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교회 성직자의 정년 문제는 세상의 노동비용 및 생산성만의 문제로 접근할 수 없다”며 “목회자의 소명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다. 교회는 그것을 받을 뿐이다. 목회자의 소명의 확실성을 노회가 판단하고 추천하면 총회가 인준한 신학 훈련을 받고 총회의 고시부가 검토하고 노회의 판결을 통해서 목사가 된다”고 했다.
이어 “교회를 이윤 창출 기관으로 보는 경영 논리가 지배적인 것이 된다면 단순히 고용주의 생산비용 증가, 기업의 효율성 저하 문제가 연령과 관련이 있기에 강제 정년연령을 두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는 종교 장사를 하는 이단이나 사이비 단체가 아니다. 따라서 모든 계층 모든 연령의 사람들이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진 것이 아닌 이상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온전케 하며 하나님이 거하시는 처소가 되기 위하여 함께 지어져가는 일에 예외 규정을 둘 수 없는 것”이라며 “특히 강제 정년 규정에 의한 강제적 퇴임에 대해서는 단순히 정년 연장으로 시행하였다가 또 정년 폐지하자는 사회적 분위기 여론에 밀려 의사결정이 진행되도록 기다리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하나님의 진리를 붙들고 있는 교회로서는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이왕 정년 연장을 위한 연구위원회를 구성하여 논의한다고 한다면 정년제 그 자체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결의안이 도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목사나 장로 및 안수집사 직분은 존재론적 측면에서 항존직에 해당한다. 기능적인 측면은 어떠한가? 이것은 종신직으로 보아야 한다. 교회 직임의 기능은 직분자 스스로 터득하고 개발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능은 철저하게 은사에 국한한다. 은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뜻에 따라 그리스도의 몸에 하나님이 세우신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서 목사로 부름을 받았다는 것은 그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적인 것도 수여 받았음도 포함한다. 모든 직분이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편의상 성직으로 구분하는 목사직은 다른 직분과 달리 소명 의식이 가장 우선되고 중요한 부분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없다면 누구도 목사로 나설 수 없는 것”이라며 “문제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70세까지만 혹은 75세까지만 해당하고 그 이후로 소명의 유효기간은 자동으로 폐기된다고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공간을 초월해 계시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것을 강제로 하직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정년제 도입과 유지의 가장 큰 원인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요는 적은데 공급이 많으니 일정한 연령 제한을 두어서 그 빈자리를 젊은 사람들에게 위임하자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또 심지어 70세 정년제가 교권주의의 뿌리가 되고 있어서 차라리 임기제를 두자는 논의도 없지 않다. 일명 목회자 신임 투표제를 두자는 제안이지만 장로교회 어느 교단도 이를 법으로 규정하여 실시하는 곳은 없다. 물론 개교회가 정관에 규례를 만들어 담임목사 신임 투표제를 시행하는 곳이 있지만, 성경에서 모세가 120세까지 일하기까지 청년 여호수아는 한 번도 모세를 향해 속히 물러나기를 바란 적도 없고 요청한 적도 없다”며 “‘정년제’는 아무리 영성과 지도력이 탁월해도 강제로 퇴직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목회자 자신에게나 교회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이다. 물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특히 영적으로 전혀 유익이 없는 자들도 있다. 따라서 정년제를 모든 이에게 동일하게 적용시킬 수 없다. 실질적으로 현실적으로 조기 은퇴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오순절 마가 다락방에서 출범한 초대교회, 그리고 로마제국 내에서 기독교가 국교가 되어 중세교회 역사를 이루어 온 사실적 내용, 또한 종교개혁자들의 교훈, 장로교회의 제일치리서와 제이치리서의 가르침, 그리고 1992년 총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헌법 개정을 통한 정년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기 이전까지는 정년제 자체가 없었다. 그러므로 교회개혁의 가장 주 원리인 ‘성경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또는 종교개혁자들이 남겨준 ‘신앙 유산과 청교도 정신’으로 돌아가자 라는 차원에서 볼 때도 정년제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며 “더욱이 교회 헌법이 성경보다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면 헌법에 제정된 내용이 성경에 위반되게 설정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의 가르침으로 되돌려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더구나 교회의 필요성 때문에 제정된 것이 정년제이기 때문에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경은 이 시대를 본받지 말라고 가르친다. 왜 교회법이 시대적 상황에 맞게 고쳐져야 하는가? 하나님이 주신 규례와 법도는 모든 시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최고의 권위이다. 이런 주장을 할 때 특히 담임목회 자리를 기다리는 분들과 그리고 무거운 목회직에서 속히 벗어나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분들, 그리고 목사가 속히 떠나주기만을 갈망하는 회중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목사가 건강하고 여전히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목회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면야 다르겠지만 자리 보존을 위한 사역으로 치우치게 되면 교회의 건강과 활력에 큰 해를 끼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목회자의 소명감 측면에서 보면 연장 내지 폐지 안은 대다수가 환영할 것이라고 본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죽기까지 충성한다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목사의 영광이다. 그리고 그만큼 안정된 노후생활을 할 기회가 된다”고 했다.
서 교수는 “정년제 연장 내지 폐지가 가져올 폐단은 있다.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데도 버티는 경우, 그리고 회중들이 원하지 않는 데도 있어야 하는 경우 등 제기되는 이런 폐단들은 운영의 묘를 잘 살리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목회자 자질이 문제가 생기면 노회가 나서서 권고사직하게 하면 된다. 회중들이 원치 않을 때 다른 교회로의 이직을 주선할 수 있다. 한 지역 교회의 원치 않음이 목회직을 그만두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일 역시 노회에서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젊은 사역자들이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문제는 10년 후에도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 염려스럽다. 지난 2010년 총신 신대원 입학 지원은 1500명 선이었다. 그러나 2020년 입학지원은 500명이 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와 교회적으로 한국의 교회들에서 흘러나는 각종 비리들이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 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늘어날수록 신대원 지원율은 갈수록 떨어질 것이다. 목회자 수급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 때 가서 문제를 논의하고 법을 개정하는 일은 시간적으로 늦는다.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년제의 연장 내지 폐지 문제는 당장 결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중요한 이슈이다. 단지 사회 환경과 목회환경을 내세워서 성경에 위배되는 결정을 계속 고수하게 된다면 최고의 권위를 가지는 성경보다 상황윤리가 더 우위를 점치게 하는 것”이라며 “성경은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집트의 풍속과 규례를 따르지 말고 오직 주님의 율례와 규례와 법도를 듣고 지켜야 한다고 교훈한다. 그렇다면 상황에 따라서 헌법 조항을 요리조리 바꾸는 작업보다는 본래의 헌법 취지대로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할 때 가질 수 있는 폐단은 충분히 보완하여 목회자 당사자나 교회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방편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서 교수는 “세상에서는 2019년 2월 대법원에서 육체노동자의 가동 연한을 65세로 판단한 이후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로 연장하자는 논의가 힘을 받고 있다. 근로자의 가동 연한을 55세에서 60세로 끌어올린 1989년 대법원 판결이 2년 후 ‘정년 60세 노력’을 규정한 고령자고용촉진법과 2013년 3월 ‘정년 60세 의무화’를 규정한 동법 19조 개정의 촉매가 되었던 것을 감안할 때 결국은 이렇게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국민 건강 상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저출산으로 노동력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도 보인다”며 “그렇다면 교회도 정년 폐지가 당장 힘들다고 한다면 정년 연장이라도 하여서 목회직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나님은 부르신 자들을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자들을 영화롭게 하신다는 신학적 원리를 믿는다면 목회 실제에서도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회가 없으시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강창희 대표(행복100세 자산관리워원회)가 ‘100세 시대, 크리스찬의 생애계획과 자산관리’, 김동수 교수(한밭대학교)가 ‘고려학원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자유토론’이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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