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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여행 전문 케이블 채널서 신천지 홍보물 방영?교단·단체 2022. 10. 7. 13:52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씨가 출연해 신천지 관련 유관단체인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활동을 홍보하는 듯한 다큐멘터리가 산악·여행 전문 케이블 TV 채널에서 방송됐다.
해당 다큐멘터리 방송 이름은 지난달 30일 저녁 해당 산악·여행 전문 채널에서 방영된 ‘위대한 유산-필리핀’이다. 이 프로그램에선 HWPL이 평화교육과 관련, 필리핀 현지 중·고등학교와 업무협약(MOU)을 맺는 장면들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씨가 여러 번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지 필리핀 관계자들이 HWPL 측의 평화교육을 칭찬하는 장면이 이어져 나왔다.
해당 방송국 관계자는 “‘위대한 유산-필리핀’은 다큐멘터리로 우리 채널은 산악·여행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와 관련한 여러 내용의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다”며 “이 또한 방송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관계자는 “산악·여행 전문 케이블 채널이 해당 채널의 등록 범위에서 벗어난 내용을 방송한다 해도, 현재 방심위 법상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했다.
다만 “방송에서 출연자나 특정 내용을 문제 삼는 시청자 민원이 들어올 경우 면밀한 모티터링을 거쳐, 상임위원회에 상정하기로 결정이 되면 심의를 통해 해당 방송사에 대해 행정지도나 법정제재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신천지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다. 특히 2020년 초, 신천지는 코로나19 초기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정체를 속이면서 포교하는 모략포교 등 반사회적 행태가 드러나자 여론의 맹폭을 받기도 했다.
이후 여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씨는 올해 8월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돼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신천지는 일간지 광고 게재 등 홍보 활동을 통해 이미지 쇄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천지 유관 단체 활동이 나오는 영상물이 산악·여행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자, 일각에선 신천지 측이 단체 이미지 쇄신에 이 채널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한다.
실제 해당 산악·여행 케이블 채널의 실소유주는 신천지 측 단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증언도 제기된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광주상담소 소장 임웅기 목사는 “해당 여행·산악 채널의 실소유주는 신천지 측 법인인 (주)SMV”라며 “신천지 측이 2011년 즈음 신도 헌금으로 해당 산악·여행 채널을 구매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실제 해당 방송국의 홈페이지에는 2011년부터 실소유법인이 (주)에스엠브이(SMV Co., Ltd.)로 변경된 것으로 나와 있다. 또 법원 등기부등본을 조회한 결과, 신천지 유관단체인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를 역임한 김남희 씨가 2011년 8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이 난 2020년 9월까지 (주)에스엠브이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김남희 씨는 2018년 즈음 신천지를 탈퇴한 뒤 현재 법인 등기 이사직에서 말소처리된 상태다.
앞서 김 씨는 지난 2020년 7월 서울고등법원 민사16부(차문호 부장판사)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측이 김 씨가 대표로 있던 (주)에이온(현 에스엠브이) 등을 상대로 낸 소유권 분쟁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측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패소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당시 “(주)에이온이 신천지 신도들의 후원으로 운영됐다”고 판시했다.
현재 해당 산악·여행 전문 채널의 법인인 (주)에스엠브이는 대표이사로 이 모 씨, 사내 이사로는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씨 등이 기재된 상태다.
신천지 출신인 구리이단상담연구소 소장 신현욱 목사도 “이만희 씨와 김남희 씨의 법적 분쟁도 해당 산악·여행 채널의 실소유권 다툼에 있었다”고 했다.
본지는 실소유주와 관련한 질문을 묻자 해당 방송국 관계자는 “알아보고 나중에 연락드리겠다”고 했으나 이후 답신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독교인은 물론 비 기독교인들도 신천지가 소유한 정황이 보이는 해당 산악·여행 채널을 통해 방송하는 신천지의 홍보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문가들은 주의와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신천지 간부 출신인 부산이음교회 권남궤 목사는 “신천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미지 쇄신을 위해 헌혈·자원봉사 등을 언론·방송·광고로 적극 홍보하고 있고, 이에 대한 연장선에서 케이블 채널을 활용해 신천지 관련 홍보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만희 씨가 감염병예방법 무죄 판결을 받은 후부터, 신천지가 코로나19 초창기 확산범 이미지에서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단체로 이미지 쇄신을 꾀하려는 전략”이라며 “이는 신천지가 사회적으로 유익한 단체라고 케이블 방송을 통해 위장·홍보하는 일종의 ‘모략포교’라고도 볼 수 있겠다”고 했다.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가 교리 교육을 직접적으로 하면 너무 노골적이니까, HWPL을 통해 사회적으로 여러 방면에서 평화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식으로 일반 시청자를 상대로 종교적 색채를 뺀 선전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일종의 모략포교”라고 했다.
신 목사는 “주의사항이 있다면 해당 채널이 신천지 단체 측 소유라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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